착한 마음씨의 가치는 얼마일까, <도깨비 시장> (나윤하 지음, 크레용하우스 펴냄)은 <초등학생 문해독서> 초급 2호의 발제에 이어 제시한 책이다.
초등학생 문해독서 초급 2호 39쪽의 '줄거리'를 보면, 나무꾼 소년이 땔나무를 팔러 시장에 가다가 구리 비녀와 땔나무를 바꾸자는 할머니를 만난다.
소년은 할머니가 불쌍해서 땔나무와 비녀를 맞바꾸고 집에 돌아가다가 산에서 길을 잃고 도깨비 시장에 들어가게 된다.
도깨비들은 구리 비녀를 주면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한다. 줄거리를 읽고 나면 소년의 소원은 무엇이었을까 궁금하다.
40쪽에 이어지는 '본문 맛보기'를 안 읽을 수 없다. 소년의 소원은 마을에 너른 논밭과 큰 저수지를 만들어 달라는 거였다.
물론 도깨비는 소년의 소원대로 이루어 주었다. 도깨비들은 사람의 손때가 묻은 오래된 물건을 구하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생각이 쑤욱'의 1번 문제에서는 소년이 팔러 나간 땔나무를 행색이 초라한 할머니가 내민 낡고 오래된
구리 비녀와 맞바꾼 것으로 보아 소년의 성격이 어떤지 질문한다. 소년이 연민과 자기 현실 사이에서
고민도 하지만 결국 동정심으로 행동을 결정했다.
나라면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생각하며 소년의 태도에 대해 독자의 판단을 유도한다.
착한 행동이 귀찮고 손해 보는 일이라는 세태 인식을 전복해 건전한 시민정신을 일깨우는 대목이다.
소년이 동정심으로 행동한 것이 마침내 소원을 이루는 계기가 된 것이 기적은 아니다. 착한 마음씨엔 생산력이 깃들어 있다.
무언가, 누군가를 소중히 알고 아끼는 마음엔 지극한 정성이 담기기 때문이다.
'생각이 쑤욱' 3번에선 물건을 오래 쓰면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쓰라고 제시한다.
소비 활동이 환경 문제와 경제 순환의 원리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사고하도록 유도한다.
책을 읽고 초등학생이 거기까지 유추할 수 있을까? '생각이 쑤욱' 문제 오른쪽의 '머리에 쏘옥'을 참고하면 '아하, 그렇게 깊은 뜻이!'로 발전한다.
이런 편집 구성 참 좋다.
<도깨비 시장>만 읽었다면 이렇게까지 사고의 확장이 가능할까. 7번 문제에선 물건을 아껴 쓰고 재활용 장터를 실행해서 독자의 행동을 성찰해 쓰도록 유도한다.
<초등학생 문해독서>는 지식과 사고에 실천까지 융합한 입체적 독서 활동법의 전범을 구현했다.
초등학생들에게 읽힐 최고의 독서 지침서다. 줄거리, 본문 맛보기, 생각이 쑤욱, 이 책의 삼박자 구성을 따라 책을 읽으면
독서 감상문이나 서평을 쓰는 것에 부담감을 가질 일이 없겠다.
1. 청소년 문해독서 4호